3월도 끝자락에 이르러 어느덧 한달을 마감하는 길목에서
귀한 하루의 휴무를 얻었습니다.
꽃피는 봄이니 사진쟁이가 할일이 뭐 있겠는지요.
어디론가 출사를 가긴 해야겠는데 언젠가부터 사진좀 찍는 장소면
시장통의 무질서하고 시끄러운 분위기를 옮겨다 놓은것 처럼
소란스럽고 볼썽 사나운 모습이 싫어 매번 망설이게 되었지요.
알람을 밤11시에 맞춰놓고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가면을 취하고 보니
어느새 알람이 기상 시간을 알렸습니다.
따뜻한 이불속의 온기에 일어나기 싫어
몇번이고 눈을 감았다 떴다 뒤척이다 겨우 일어나
간단히 세면을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원래는 남도의 어느산으로 진달래 구경을 가려던 계획이
아직 이른지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이 안보여
목적지를 청매실농원 일출 찍고 화엄사 들려 흑매향을 담고
현천마을 산수유를 보고 귀경하는 코스로 바꾸었습니다.
생각과 달리 청매실 농원의 일출빛은
중국발 황사로 인해 일출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후에야
살짝 고개 내밀던 햇님은 짙은 스모그속으로 몸을 숨기고 말았지요.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들고 두번째 목적지 화엄사로 갔습니다.
▲ 이른 아침인데도 화엄사 입구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는 사진가들의 차량이 진을치고 있었고 저도 한쪽에 주차하고 경내로 들어섰는데...
▲ 은은하면서도 달콤한듯 은은한 흑매향이 진동하였습니다.스님도 매화향에 취한듯 걸음걸이가 어지럽네요^^
▲햐! 이향기 이아름다움을 보라! 누가 흑매로 이름지었는지 ...아마도 검붉은 빛깔에 반해 그리 지었으리라~
▲女心도 흑매 깊숙한 곳에 마음을 뺏긴듯..........
▲보살님도 가던길 멈추고 스마트폰으로 흑매를 담고... 이순간을 놓칠세라 사진가들의 셔터 소리는 촤르르르르르~~~~찰칵
▲철없는 바둑이가 아니었습니다. 스님의 독경소리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수도승과 다르지 않았아요~
▲스님도 이멋진 이 아름다운 매화향을 담아 봅니다.
▲이리저리 자세와 높낮이를 바꿔가며 촬영하는 모습이 일류 사진작가님 같은 진지함이 묻어납니다.
▲뜨락 뒤켠엔 이렇게 우리의 토종 동백이 피어 있었어요. 계량종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그 아름다움이야 훨씬 크지요.
▲엠비시에서 정리해고된 최승호PD님과 부인께서 부처님께 108배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뉴스타파 앵커지요. 무엇을 소원하시건 이루어지시기 바라구요.
만나뵈어 너무나 반가웠습니다.소탈하고 꾸밈없는 모습에 믿음이 더했습니다.
▲女心뿐만 아니라 老心마져도 붙들어 놓은 화엄의 흑매.
▲수많은 사진가들의 시선도 관심없는듯 무아지경속에 빗질만 열심이신 수도승입니다.스님 성불하세요.
▲안산에서 오신 분 곱디 고운 모습이 흑매와 같았습니다.선뜻 모델 응해주셔서 감사했구요.
어쩌면 준비 없이...
변해가는 마음속 모습에...
다가올 삶의 쓸쓸함이 보이기에...
아무도 없어도...
보이지 않아도...
저기 끝에 누가 있을것만 같아...
허망한 일이지만
작은 설렘 품어 보고...
2015.03.30 in화엄사 적멸보궁
♬소리새/ 꽃이 피는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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