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8/18(일)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덕유산 산오이풀 출사
그동안에도 몇차례 가긴 했었지만 번번히
때가 이르거나 늦는 바람에
실망감만 안고 하산길에 올랐던 기억들이 선연하다.
산사진 하는 분들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몇 시간씩 밤잠 못자고 차를 운전해가서
또 몇시간씩 무거운 장비배낭 메고 산을올라
또 추위나 더위속에 긴긴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도 제대로된 사진 한장 담지 못하고
하산하는 길이 다반사였다.
습관적으로 살펴보는 일기예보
거기엔 많은 비밀이 담겨 있다.
어떨때는 최적의 조건임에도 운해는 커녕
짙은 박무와 까스층이 끼어 사진을 담아도
집에와서 휴지통에 넣기 바쁘다.
전날 월출산 까지 4시간 넘는 운전을 하고
금릉경포대 주차장에서 천황봉까지 2.9km
1시간 30분을 올라 여명이 밝아 올때까지
2시간 넘게 추위에 떨어야했다.
이 모든 수고가 누가 시켜서 하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일테지만
오직 "熱情"하나로 견디고 참아낸다.
그리고 하산하여 곧바로 덕유산리조트로 향했다.
겨울에는 대피소 예약이 어려워 스키장 슬로프를 걸어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여름철인 비수기에는 비교적 자리 여유가 있어
마음까지 넉넉하고 여유로워 진다.
전남 영암에서 전북 무주 구천동까지
같은 호남권인데도 거리는 약 220km
자동차로 2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그래도 곤돌라를 타고 오르니
수월함이야 비교불가다.
오후 4시반 곤돌라 주차장에 도착하여
필요한 장비와 먹거리를 챙겨 배낭에 바꿔담고
5시경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르니
바람끝이 제법 한기가 느껴진다.
다음날 8/18일덕유산 정상 기온이 10도로 예보 되어 있는데
낮과밤의 온도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고 습도가 90% 이상이면
운해가 낄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
거기에 기온이 낮아지니 기압이 내려와 운해도
뜨지 않고 산허리 아래에 가라 앉게 되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까지도 낮아져
깨끗하고 선명한 시야를 확보하게 되며
사진찍는데 최적의조건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렇듯 산사진은 많은 환경적 요인이 성패를 좌,우 하지만
어떤이는 풍경 사진에 대한 그릇된 판단과 사고를 가지고
그자리에 가면 언제든 찍을 수 있는게 풍경 사진이라며
평가절하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생스럽고 힘이 들고 그렇게 올라서 쓸만한 사진 한장 얻어 진다면
평지에서 많은 힘 들이지 않고 쉽게 담는 사진들과
어찌 비교가 되겠는가...
그것이 산사진의 진정한 매력이라 생각한다.
이제 부터는 최적의 조건에서 담은 덕유산 산오이풀을 구경 하실 시간이다.
그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한컷한컷 담았어도
막상 컴퓨터에 옮겨놓고 한컷씩 보노라면 또다른 아쉬움도 든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찍었으면 훨~
씬 낫지 않았을까란 나름의 평가를 하며...^^&
****클릭 하세요****
↑ 떠 오르는 아침해에 투영되는 산오이풀,진분홍 색감이 너무도 곱다.
↑어젯밤 기대했던대로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대기질과 낮은 기온에 멀리 운해들이 춤을추듯 너울 거린다.
왼쪽 중간에 멀리 보이는 합천 가야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 각자 의도한대로 최고의 걸작은 아닐지라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진사님들.
저분들의 카메라 앵글에 담는 결과물은 어떤 모습일까...
자못 궁금해진다.
↑ 바위사이에 수줍게 피어난 산오이풀 일가족. 평상시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혹여 밣히지나 않는지
세심한 주의를 하는 편이다. 이날도 그랬다.
그리고 산에가면 제발 자기 쓰레기는 다시 갖고 내려오자.
그거 별로 어려운 일 아니고 맘먹기 달렸는데...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레킹때 그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도 조그만 휴지조각 한장 떨어져 있는 걸 못봤다.
우리대에서 만 보고 말 우리산하가 아니지 않는가.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청결히 하여 후대에게 깨끗히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햇살이 많이퍼져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구름도 멋지다.
이것으로 덕유산 오이풀 출사 후기를 마친다.
내년이든 다음이든 다시 갈 수 있을진 모르지만
약간의 아쉬움은 다른 사람 몫으로 남겨두고 1박2일
향적봉 대피소에서 좋은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오래도록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함께 한 산악사진가 협회
선배작가님,동료 작가님들께
다시한번 감사 드린다.
배경음악
곡명 잊지마/가수 이현
작사작곡/김영광
1973년 오아시스레코드
정말 오랫만에 들어보는 추억의 노래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할 수 있게 영감주신 블로거 친구 남한강님께도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