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photostory

고장난 것들

운광 2013. 8. 6. 20:09

 

 

 

 

 

 



     침에 나간 추억이 돌아오지 않는다

     70년대 라디오 잡음처럼 비가 내리는 밤

     버려진 남자의 폐허 위로

     몇 그루의 나무가 시간을 펄럭이며 서 있다

     내가 키운 나무들은 아무래도 그리움이 지나쳤다

     조금만 비가 와도 와락 눈물에 젖는다

     창밖에는 이미 캄캄한 공기가 모든 길을 삼켜버렸다

    

 

     너무 오래 나는 뒤엉킨 길을 헤매고 있다

     비가 그친 뒤에도 내 몸 밖에선

     치지직거리는 잡음이 계속된다

     어린 시절의 '그'가 마루에 앉아

      지녁내 비가 그치지 않는 라디오를 탁탁 두들기다가

      누런 공책 뒷장을 뜯어 '고장'이라고 쓴다

      고장난 것들...

      집 나간 추억을 기다리다 나는 또 지친다. 

     

      고장난 것들  / 이용한  [안녕,후두둑씨 중에서]

 

 

지독한사랑 / 임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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