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가족 이야기

아들에게

운광 2010. 2. 8. 07:58

다른 부보들이 입대를 앞둔 아들에게

짠한 마음과 안절부절 조바심으로

걱정을 하는걸 보며 남들도 다 가는 군대

뭘 저리 극성일까? 라고 생각했었단다.

28년전 아빠가 입대 하던날은 왠 눈이 그렇게도

많이 내리던지 기온은 곤두박질하여 남녘인데도

지금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영하 15도를 가르키고 할아버지가 신고 다니시던 고무신 한켤레

달랑 신고 나주역에 집결한 아빠는 두려움반 설레임 반으로

그렇게 혹독한 추위로 군 생활이 시작되었었지...

수백명의 장정들을 실은 군용열차는

부모들의 한숨과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그렇게 북으로 북으로 내달렸단다.

 

긴장속에서 난생 처음 먹어보는 전투식량인

건빵은 왜그리 딱딱하고 맛이 없던지

그렇게 도착한 의정부 망월사역에서

빨간 팔각모를 눌러쓴 인솔자들을 따라 들어간

보충대는 사방이 높디 높은 담장으로 가로막혀

바로 어제까지도 자유분방 혈기왕성 젊은이들에게

이제 군대에 왔음을 실감나게 하였단다.

밖에서 입고 들어간 사제복을 벗고 군복을 입으니

모든게 낯설고 서툴기만 하였는데

고향으로 보내기 위해 벗은 사복을 누런 포장지에 싸고

주소를 써 내려가니 눈물이 핑돌더구나...

 

보충대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훈련받을 부대가 정해지고

육중한 군용 트럭에 어디론가 행선지를 알수 없는 곳으로

실려 갔는데 내려보니 무시무시한 조교들의 기합과 얼차려가

기다리고 있더구나...

참으로 힘들었던 목봉체조와 각개전투 그리고 10시간의 행군등

다듬어지지 않아 제 멋대로인 젊은이들이 하나하나

훈련을 받으며 전투 요원으로 점차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일때쯤

고달팠던 훈련소 생활도 끝이나고 자대로 배속이 되었단다.

 

너의 입대 날짜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니

이제야 좀 실감이 나는구나...

착하디 착한 네가 군대 가서 잘 적응하고 무사히

제대할수 있을지...

여러가지 생각에 잠자리가 편치가 않는구나...

언젠가는 가야할 대한남아라면 거쳐야할 군대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심적으로 느끼는

압박감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을터...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나라의 부름에 임했으면 한다.

 

너를 전장터로 내보내고 엄마 아빠 마음인들 편하겠냐만

군생활 잘 적응하고 사회로 나오면 고생했던것 만큼

훌쩍 성숙되어 있을 거란 기대로 아빠는

조용히 너의 입대를 지켜 보련다...

일주일간 먹고 싶은것 실컷 먹고 힘내자꾸나...

아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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