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국립공원

이거 밖에는...

운광 2021. 9. 21. 11:00

 

직장인이라 늘 부족한 시간
연휴라도 다가오면 설레임 가득한 출사 길 여정을 마음속에 그려 봅니다.

2년 전 감동의 운해를 추석 당일 날 설악에서 마주 했기에
이번에도 기대감 충만한 설악으로 향합니다.


산정에서 명절 기분을 온전히 느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묵은 담금주 몇 병과 먹거리 입을 거리를 주섬주섬 챙기다 보니
배낭은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양 어깨를 짓누릅니다.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산에 자주 오르다 보니
한번두번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과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게 되고
며칠씩 산속에 머무르며 춥고 배고픈 경험도 부지기수로 해 보았기에

내 한 몸 힘들어도 그들과 함께 나누는 "情"의 기쁨이 더 크기에
감당 못 할 배낭의 무게를 온 몸으로 떠 받치고 한발 두발 
힘겨운 발걸음을 떼어 목적지에 도착 합니다.

물론 거기에 더해 소위 "대박"이라는 결과물 하나 건지면
행복은 몇 배가 더 커지겠지만 그것은 오직 신의 영역
神만이 허락하는 거기 까지면 뭐 손해 볼 것 없는 장사가 아닐련지요.

힘겹게 오른 그곳에서 간단히 자리를 펴고 마주 앉아
나누는 술 한잔이 명절인데... "가족"이라는 불가분의 뗄 수 없는 
인연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 편치 않음도 소화 시키기 힘든
무거움일 테지만 

금새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 주거니 받거니
산정의 밤은 깊어 가고 어느덧 딱 기분 좋을 만큼의 취기가 올라오면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된 것 처럼 오래전 유행 했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이선희의 "인연" 내가 좋아 하는 청학동 촌장 따님인 김다현의 "섬마을 선생님"도
불러 봅니다.

비록 음절은 부정확하고 한 옥타브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는
삑삑 거리는 스피커의 소음 처럼 돼지 멱 따는 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즉석에서 벌어지는 "라이브 콘서트"의 생생함은 어느 장대하고 중후한
방송국 콘서트보다 더 깊은 감명과 울림으로 다가 오지요~

이런 소소하지만 감칠 맛 나는 마음의 정을 나누기 위해
언제까지 산에 오를 수 있을진 모르지만 

쪽박이면 또 어떻습니까...

행복한 마음 가득 안고 하산하여 귀가길 차안에서
동료의 촌평과 남을 위해 너무 자신의 몸을 혹사 시키지 말라는
핀잔 아닌 핀잔과 잔소리를 들어도 

제가 이순의 나이가 되도록 보고 듣고 배운것은
상대를 위해 봉사하는 희생정신,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
그것 뿐인걸요...

그나저나 그래서 저는 부자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 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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