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같이 어두운 밤
희미한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해 천길 벼랑끝을 위태롭게 오른다.
온 몸에 전해오는 팽팽한 긴장감, 땀은 점점 쏟아 지고
호흡은 점점 가빠져온다.
한발한발 걸음을 옮길때 마다 무릎 관절에 느껴지는
적당히 뻐근한 통증...
월요일이면 느끼던...
오늘따라 유난히 몸이 무겁다.
땀방울은 소낙비 처럼 얼굴과 등을 타고 흐르고
왠만한 장비는 죄다 놓고 왔는데도
배낭의 무게는 양 어깨를 압박한다.
사방은 안개에 갇혀 시계제로인 상태
가져간 얼음냉수 한모금으로 타는 갈증을 달래고
그만 포기할까? 라는 마음속 자기 부정의 의문 부호를 지운다.
한발한발 격해지는 몸의 긴장이
마음의 긴장으로 이어지고
어렵사리 오른 목표 지점에 내던지듯 몸을 누인다.
세상은 넓고 나는 작다.
한치앞도 안보이는 저 운해 바다처럼
긴장의 고삐를 하루도 느출 수 없는 삶.
내내 긴긴 어둠을 헤메이다가도
어느 순간 활짝개여 신이 빚은 조각같은 만물상과
위아래를 춤추듯 넘나드는 운해
그것이 곧 활력이라는 이름으로
기분 좋은 피로에 젖어든다.
한주의 시작을 그리 열어본다.
2016년 06월13일(월) 설악산 마등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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