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가족 이야기

취해도 취해지지 않는 밤

운광 2014. 3. 22. 23:19

 

 

 

 

 

 

차마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그리운 고향의 언덕을 지척에 두고

또다시 낯설은 도시로 향해야 하는 발걸음이 말입니다

장손이라 듬뿍주시던 할머니 손떼 묻은 사랑을

내 어찌 잊겠습니까...

 

그 무덤가에 이맘때쯤 할머니의 분신인듯

무더기로 피어나던

꼬부라진 할미꽃 봉오리마다

끊어진 인연들의 얼굴들이 클로즈업되어

회색빛 도시 한구석 포장마차 안에 널부러진 술병들 처럼

아프고 아픈 잃어버린 고향산천의 그리움 담아

그 이름도 고혹적인 쓰디쓴 참이슬 몇잔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할것 같은 밤입니다 

 

취해도 취해도 취해지지 않는 밤

울어머니 꼬부라진 허리 만큼 아프고

괴로운 밤을 이렇게 또 보내야 하려나 봅니다

 

이리저리 흩어진 인연들

그렇기에 이렇듯 청승맞은 고독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울컥이는 속 울음 한모금에

통곡의 그리움만 빈술병 처럼 방안 가득 쌓여 갑니다

 

소중한 나의 인연들

그분들 모두의 행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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