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14일(일)
당일치기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 후
신선봉에서 일몰까지 보고 하산하니
밤12시가 되었다.
그길로 오랫만에 비가 많이 내렸다기에
기대감 잔뜩안고 무건리로 향한다.
같은 강원도인데 설악산 소공원에서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까지는
138km가 나온다.
네비게이션 시간으로는 1시간 반이나 걸린다.
밤 길 동해 고속도로를 달려 무건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2시쯤이 되었다.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부치고 출발 하려고 했는데
다른 차들이 속속 들어오는데다 어떤 사람들은 곧장
밤길을 나서는 걸 보고 안되겠다 싶어
그길로 길을 나선다.
무건리 이장댁아래 주차장에서 구불구불 오르막을 돌아
고갯마루 서낭당 까지 500m 구간은 제법 가팔라서
호흡이 가쁘다.
서낭당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머지 2.5km구간을 걷는다.
예전 분교터 있는데 도착하니 길이 잘 정비가 되어 있고
가파른 비탈이던 곳에도 나무 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약 340여개 계단을 내려가니 우렁찬 폭포소리가 들린다.
하단폭포 주변에 넓다란 데크를 설치해 놔서
비박꾼들이 텐트를 치고 비박중이다.
그분들 잠 깨지 않게 조심조심 위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목책 울타리를 넘는다.(넘어서는 안될 선인데^^*)
넘는것 까지는 좋았는데 물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 위에서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
등산화 바닥도 젖어 있고
약간 자세가 무리다 싶은 순간 무방비 상태로 아래로
쳐박히고 말았다.
이마위와 양 무릎에서 극심한 통증이 몰려오고
손에 들고 있던 랜턴은 저멀리 물속에 쳐박히고 말았다.
머리가 터지지나 않았는지 그새 퉁퉁 부어 오른 상처 부위를
매만지니 다행히 피는 나지 않는 것 같다.
뒤에서 쳐다보던 먼저 도착한 산꾼들이 더 놀라는 것 같다.
무릎 양쪽도 퉁퉁 부어 오르고
오른쪽 어깨 밑에도 제법 깊은 찰과상을 입었다.
쓰리고 아프고...한동안 통증에 그자리에서 움직이질 못하다
서서히 정신을 차려 그래도 한 컷 찍어 보겠노라
신발 벗고 맨발로 삼각대를먼저 들고 개울을 건너
이끼폭포에 다다르니 벌써 세개의 삼각대가 세워져 있어 난감하다.
랜턴을 비춰 이끼폭포를 탐조하니
여기저기 이끼는 손상이 되어 시커먼 맨 바닥
석회석만 보인다.
이걸 찍겠다고...
좀더 날이 밝기를 기다릴까 하다가 이내 포기하고
그냥 하단폭포나 몇 컷 찍고 가려고
아래로 철수한다.
위험 천만했던 무건리
그나마 큰 부상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항상 조심하는 편이지만 잠깐의 방심이
화를 부른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렇게 담은 무건리 이끼폭포 하단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