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nyaya Pesnya / Anna German
밤안개
구름이 되지 못해 하늘에
오르지도 못한다
비가 되지 못해 땅에
내리지도 못한다
힘이 없어 산등성이
오르지도 못한다
산기슭만 오르내리며
뭉그적거릴 뿐이다
어둠 속에 면벽에 들어선
산 아랫도리만 밤새 애무하고
불끈 선 벌건 적송 밑동만
타오르고 또 타오르다 지쳐
맥이 풀려 땅바닥에 주저 앉는다
먼동이 트고
바람 한 줄기 출렁
온산을 뒤척이자
마지막 남은 속살 한 올까지
풀고 풀어낸다
이슬 한 방울로 남아질 때까지
시/김선욱 구성/운광
아직은 기온차가 많지 않아 운해가 위로 올라온다
또 몇번을 가야 이 방황이 끝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