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후줄근히 내리는 밤
말씀은 어둠 속에 침묵하고
외로움은 겹겹히 城을 쌓고
홀로 기울이는 소줏잔
강물이 스며들어 맹물이 되니
잠이 숨어들 새가 없다
자취도 없이 흩어지는
그리움 한 올 한 올
밤을 새며 부질없이 캐 올릴 뿐
이 첩첩 껍질을
언제쯤 벗어 던질 수 있을까
시/김선욱 구성/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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