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국립공원

월출산 신록의 오월

운광 2020. 5. 24. 21:53

 

2020년 05/24(일)

 

전 날인 토요일 도봉산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전국의 주요 산 기상예보를 검색하다

그나마 월출산이 제일 나은것 같아

피곤을 무릅쓰고 월출산으로 향했다.

 

천리먼길 장거리 운전의 피곤함...

그렇지만 운해 가득한 영암벌의 아침을 그리며

신록이 우거진 월출의 5월은 또 어떤 모습일까

설레임 가득 안고 금릉경포대 주차장을 출발하여

천황봉에 오른다.

 

예보와는 달리 월출산 정상엔 서 있기 조차

힘들만큼 세찬 남동풍이 두뺨을 후려친다.

여명이 트기까지 가져간 스프를 컵에 따라 마시며

함께 간 홍작가님의 삼각대와 나의 삼각대를 나란히

세워두고 동이 트길 기다리는데

순간 돌풍이 부는가 싶더니 삼각대 두개가 힘없이

고꾸라지고 만다.

내 삼각대는 다행히 안쪽으로 넘어졌는데

홍작가님 삼각대를 찾았으나

운나쁘게도 천길 벼랑 끝으로 떨어져 보이지가 않는다.

 

이미 엎질러진 물

멀리 장흥댐에서 피어 오른 운해는

강진 성전면 쪽에 낮게 깔린 채

바람의 방향 때문인지 좀처럼 들어 오질 못하고

삼각대를 잃어버려 의기 소침한 홍작가를 달래

번갈아 가며 내 삼각대로 인증샷 몇컷 담고

하산을 서두른다.

 

 

 

하산길에 어떻게든 찾아 보려고 하는 홍작가님을

두고 볼 수 없어 약수터 옆 계곡을 따라

사람 키보다 큰 산죽과

밀림을 헤치고 천신만고 끝에

새벽에 삼각대 추락지점인 천황봉 바로 아래까지

접근하여 찾아 보았지만

중간 턱에 걸렸는지 삼각대는 보이지 않아

내것이 안되려니 그런거라고 홍작가님을 위로하고

약수터 원점으로 내려가 하산 하였다.

 

평생 두번 경험하기 힘든 하루였고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휴게소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귀가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