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광 2017. 10. 11. 17:56








는 길에 은행잎 구른다


저무는 시월 소리내면 읽히지 않고


저녁에도 부는 바람 가끔씩 있어


긴 그림자 버짐 같은 먼지 일으킨다


한 입 시린 무거나 배춧속 같은


그날들도 큰소리로 읽기엔 부끄럽다


가는 길 갈수록


가슴 설렐 일 드물 것인데


가는 길 어느새 가파르다


지는 노을 산 그림자


한 짐씩 어둠의 푸른 데로 옮겨 앉는다

이 밤 한번 그리움에 져주자


나 아직도 나에게 들킬 일 남아 있는가


이 문재의 인생 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