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광 2014. 3. 30. 20:59

 

 

 

 

 

 

 

 

 

 

 

 

 

 

 

 

 

 

 

 

 

 

월은...

 

먼 산 기어오르는

연초록 사월이 눈(眼)에 찍히고

황사로 뒤덮힌 개나리 꽃눈

간 밤 내린 봄비에

얼굴 말갛게 씻어

뿌리에 힘을 주고 서서

사월 하늘을 올려다 본다

부시듯 동공이 열리고

황홀한 꽃잔치속에 짧은 감탄사

인색하던 삼월이 가더니

홍매화 꽃잎 벙그러지고

가슴 틈바구니엔

사랑꽃이 벙그러지고

광적인 사월은

새롭게 세상을 여는

엷은 가슴 떨림이다.

 

시 / 안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