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충청풍경

아침을 달리며

운광 2011. 11. 8. 23:23

 

 

지금은 새벽 4시 별들도 잠이든 시각

경부 고속국도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렸다.

 

졸리운 눈 비비뜨고 세상 밖으로 내어 달린다.

어둠과 친구삼은 가로등이

황소 눈을 부릅뜬다.

 

어디를 향해 가는지...

가느다란 차선을 등대 삼아

쌩쌩 내달리는 차들의 질주가 위태롭다.

내가 제일 부지런한줄 알았는데

그것은 어림 없는 나의 착각이었다.

 

저들중 혹은 내 선배

저들중 혹은 내 후배

마주하고 앉았다면 모두가 형님,아우 아니던가?

비명 같은 굉음을 토해내며

사정없이 멀어져 가는 차들

이곳은 무한 경쟁의 인생 축소판이다.

 

순간 울리는 뒷차의 경적소리

나더러 더 빨리 가란다.

이 순간에도 숨은 턱까지 차오르는데

나더러 뭘 어쩌라구...

 

심장이 터질것 같은데

나더러 뭘 어쩌라구...

그리 바쁘면 네가 먼저 가려므나

난 늦어도 상관이 없는걸

생의 반을 돌아 지천명의 나이

걸어온 뒤안길을 돌아보니 아득하기만 한데

앞을 보니 내리막길

망향 휴게소 입간판이 장승 같구나

 

그래 쉬어 가자꾸나

콧물인지 눈물인지 안개 서러운밤

또 하루가 이렇게 밝아 오누나

 

 

 

 

 

 

 

 

 

 

 

2011.11.08 꽃지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