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서울불꽃축제
원래 사람 많이 모이는곳엔 잘 가지않는 성격인데
이번 서울불꽃축제는 때마침 휴일이라 큰맘먹고 이른아침 집을 나섭니다.
집에서 분당까지나가 광역버스로 갈아타고 서울역 환승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기위해 서울역사 안으로 들어섭니다.
서울역...
오래전 총각시절 명절에 시골에 가기위해 들어가본 뒤로 근 30년만에
처음 들어가봤는데 사람들은 인산인해이고 용산역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할지를 몰라
두리번거리며 걷다보니 서부역까지 갔는데 지하철 1호선 타는곳이란 푯말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하는 수 없이 편의점 점원에게 쭈뼛거리며 물으니 왔던길 되돌아가 8번 출구로 나가야 한답니다.
각오는 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니 오늘 일진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쓴 웃음을 지어 봅니다.
다시 가던길 되돌아 나와 8번 출구를 찾아 나가니 사람들이 우르르 뛰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지하철 1호선을 타는 사람들이겠거니 생각하고 뒤를 쫒아 가보니
엥~ 여기는 또 어디?
천천히 안내판을 확인하니 지하철 4호선 당고개를 거쳐 오이도까지 가는 노선이군요.ㅠㅠ
또다시 되돌아 나와 1호선 승차장을 찾아 보니 멀지 않는곳입니다.
이리저리 지하철을 타기위해 뜀박질을 했더니 카메라 가방을 맨 등에서는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코를 스치는 악취와 지린냄새가 진동하여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니
노숙인들이 오전 10시가 되었는데도 지하통로와 계단등에 아무렇게나 단잠에 빠져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누워 박스쪼가리등을 깔고 덮고 자고 있는 노숙인들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모두가 일터와 가정으로 돌아가 편안히 자고 쉬면 좋으련만...
그런 날들이 올거라 생각하며 1호선 승강장으로 걸음을 재촉합니다.
드디어 용산역행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 오고,전동차 문이 열립니다.
집을 난선지 벌써 두시간 서울에서 대전을 가고도 남을 시간인데
불꽃놀이가 뭔지...
그렇게 용산역에 내려 먼저와 기다리던 사진동호회 형님과 용산역 맞은편 순대국집으로가
막거리 한병과 순대국을 시켜놓고 허기를 달랩니다.
아침부터 서둘러 나오느라 찬물 한컵 마시고 아침을 생략했더니 배가 고픕니다.
용산역에서 새남터성당까지 가는 마을버스도 있긴하다는데 어디서 타는지를 몰라
그냥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기사분에게 "새남터성당"을 가자하니 네그러시죠 하며 출발합니다.
한참을 달린것 같은데 새남터 성당은 보이지 않고 차량들로 만원인 강변북로로 택시가 진입합니다.
기사분께 이거 새남터성당 가는거 맞느냐 물으니 기사님왈~ 절두산성지를 가려면 이길로 가야 가장 빨라요!
헐!!! 분명 새남터성당을 가자했는데 절두산성지는 어디서 나온 말씀???
그제서야 기사분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마포 어딘가로 차를빼서 지름길로간다며 골목길로들어 가는데
돌고 나오면 다시 그자리 또돌고 나오면 또그자리...
참다못해 아저씨! 길을 모르시면 네비에 새남터성당을 쳐보세요.
그러면 쉽게 찾을수 있잖아요~
그렇게 애길해도 기사분은 네비검색은 하지 않고 손님 제가 알아서 모실께요...라며 천하태평인 애기만 합니다.
그렇게 무려 30분을 이리저리 돌고 나서도 새남터 성당은 보이지 않고 이번에는 차가 강변북로 구리방향을 가고 있습니다.
아저씨 기왕 이렇게된거 조금더 가시다 한강철교밑 갓길에 내려주세요.
그렇게 밀린길을 한참이나 더 가서야 한강철교가 눈에 들어 옵니다.
기본 요금밖에 안나올 거리를 요금이 9,600원이나 나왔는데 제 눈치를 슬슬 살피시며
기사분은 "죄송합니다" "사실은 제가 택시한지 얼마되질 않아서"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를 연발합니다.
내참! 이거 아침부터 요금가지고 다투기도 그렇고 그냥 쿨하게 만원짜리 한장을 드리며
안전운전하세요. 그리고 길을 잘 모르시면 처음부터 손님들에게 양해 구하시고 물어보세요 라며
택시에서 내렸더니 오전 11시인데도 전망좋은곳은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어렵게 자리를 잡고 앉아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는데 행사 시간까지는 아직도 8시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사람들은 물밀듯이 밀려들고 근처 이동화장실에 갔더니 줄서있는 모습도 장관입니다.
뉴스에서 들은 애기로는 관람인파가 130만명이었다는데 화장실같은 편의 시설이 너무 열악하더군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휴대폰도 불통이고 그 긴시간을 기다린다는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수고 하셨겠지만 화장실 문제는 주최 측에서 조금더 신경을 써야 할것 같더군요.
해가 여의도 쌍둥이빌딩 너머로 떨어 지는가 싶더니 낮엔 덥기까지했던 기온이 제법 쌀쌀해집니다.
이윽고 7시30분 첫 폭족이 관람객들의 탄성과함께 하늘을 가르고
이곳 저곳에서 연달아 펑펑 터지자 하늘은 온통 아름답고 거대한 꽃들이 수놓입니다.
난생 처음 찍어보는 불꽃사진, 이론 상으로 완벽히 숙지하고 시물레이션 습찰을 반복했어도
막상 여기저기서 정신없이 터지는 불꽃을 담느라 WB이며 노출 시간,구도 등등을 샹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렇게 담은 허접하지만 소중한 첫 불꽃놀이 사진,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지금 보다는 훨씬 아름답게 담을 소중한 경험을 하였답니다.
끝으로 행사 준비에 고생하신 관계자분들께 감사 드리며
인증샷 함께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