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photostory
나의 자화상
운광
2011. 3. 8. 21:38
쥐죽은듯 대지는 고요한데
동녘 하늘은 벌써 여명이다.
바닷가 한켠에 외로이 서 있는 이름 모를 노송을 바라보니
가엾은 생이 나를 닮았다.
나는 사람인데 피부를 못 그리고
나는 사람인데 피부속 감춰진 뼈와 근육을 못 그리고
나는 사람인데 사과는 그린다.
나는 사람인데 사과는 그린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과인가?
난 뭘까? 왜 난 사람을 못 그릴까?
그것도 매일 보는 나를...
항상 자유롭길 원했지만
가장 틀에 얽매여 산 사람...
하지만 이제 자유롭고 싶다...
이름하여 중년의 나이, 뒤돌아보면 걸어온길 아득한데...
발 자국이 어지럽다...
무엇을 채우려 유구한 시간들을 걸어 왔던가?
오늘을 살아 가는 존재의 이유는 무엇이고
나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교교한 정적이 비수되어 꽂힌다...
발길에 채이는 휴지조각 만큼이나 서러웠던 나의 생...
내가 자유로워 진다면 울어줄 사람 그 누구.......